고령화시대, 교통시스템은 어떻게 달라질까?

시민기자 한우진

발행일 2016.06.28. 13:53

수정일 2020.12.28. 17:13

조회 3,013

노인ⓒ뉴시스

알아두면 도움되는 교통상식 (62)

65세 이상인 사람을 고령자라고 한다. UN의 분류에 따르면 한 사회에서 고령자 비율이 7%가 넘으면 고령화 사회, 14%가 넘으면 고령 사회, 20%가 넘으면 초고령 사회라고 한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 2005년 고령화 사회에 진입하였으며 2020년에는 고령 사회, 2027년에는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2012년 서울시 통계)

이와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교통의 모습도 달라질 수 밖에 없다. 고령자들은 임산부, 어린이 등과 함께 교통약자로 분류되는데, 현재 ‘교통약자의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버스나 지하철 차량 같은 교통수단, 지하철역이나 터미널 같은 여객시설, 횡단보도 등의 도로 측면에서 개선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다.

버스내부

하지만 아직도 고령자들은 마을버스, 시내버스 등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는데, 이는 탑승계단이 높은데 기인한다. 또한 계단이 없는 저상버스는 배차시간이 일정하지 않고 도착시간을 알 수 없는 점에서도 불편이 가중된다. 그나마 만족도가 높은 지하철의 경우에도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없거나 멀리 있는 경우도 있고, 특히 고장이 나 있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따라서 서울시는 고령화 시대에 맞춘 교통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이다. 지하철역 등에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설치하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지만 관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 전동차는 매우 철저하게 관리하고 운행중단을 절대 용납하지 않으면서, 엘리베이터가 멈춰있는 경우는 자주 보인다. 노인들에게 이들은 ‘편의수단’이 아닌 ‘이동수단’이다. 계속 늘어나고 있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에 대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

사실 더 좋은 것은 애초에 이 같은 시설이 필요 없게 만드는 것이다. 승강장을 지금 같은 지하 2층 대신 지하 1층에 두면 지상에서 간편하게 내려갈 수 있다. 개통 예정인 우이신설 경전철 우이동쪽 몇 개 역이 이런 구조로 되어 있어서 향후 모습이 기대된다. 이밖에 버스정류장을 지하에 두면 지하철을 탈 때 편리하며(잠실역 환승센터 예정), 아예 지상에서 달리는 철도인 노면전차(위례신도시 예정)를 도입하는 방법도 있다.

버스ⓒ서울시

한편 저상버스(차체가 낮고 출입구에 경사판이 설치된 버스)는 계단이 없어서 고령자들이 탑승하기 매우 편리하다. 하지만 한 노선의 모든 버스가 저상버스가 아니므로 이용에 한계가 있다. 저상버스가 언제 올지 모르는데 한없이 기다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에서는 버스정보시스템을 통해 저상버스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나, 고령자들이 홈페이지나 스마트폰을 능숙하게 사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또한 저상버스들은 주로 간선버스에 투입되는데, 고령자들이 저상버스를 많이 필요로 하는 구간은 마을버스나 지선버스다. 간선버스에서는 엘리베이터가 있는 지하철을 대신 이용할 수 있지만, 마을버스나 지선버스에 저상버스가 없으면 통행을 시작하기조차 힘들어진다.

결국 고령자들이 저상버스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저상버스는 시각표를 정해서 운행하고(예: 차고지에서 매시 정각 출발), 마을버스 급의 중형 저상버스를 빨리 도입할 필요가 있다.(현재 국산 개발 중) 노인복지관이나 요양병원 등이 있는 노선에 저상버스를 우선 투입하고, 노선별로 어설프게 배분하는 것보다 차라리 효과가 확실한 노선을 골라 100% 저상버스로만 운영하면 좋을 것이다. 그러면 저상버스가 언제 올지 고민할 필요가 없어진다. 이미 도입한 저상버스들을 고령자들이 최대한 이용할 수 있도록 이용률을 높이는 게 중요하다.

개인 9시 택시ⓒ서울시, 노인보호ⓒ경찰청

고령화 시대는 도로교통에도 영향을 준다. 개인택시 기사가 고령화되면서 심야운행이 줄어드는데, 이를 보충하는 대책(심야전용택시 확대)이 필요하다. 또한 운전자들이 고령화되면서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령자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시는 교통안전 개선을 위해서 어린이 보호구역 같은 ‘노인보호구역’을 확대 지정하고, 횡단보도 녹색시간을 길게 하는 등의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특히 고령운전자의 사고를 방지하기 위해서 고령운전자 대상으로 노인복지관 등에‘찾아가는 안전교육’을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고, 정부와 함께 ‘운전면허 졸업제’등을 시행할 필요도 있을 것이다. 실제로 자동차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고령운전자들의 교통사고를 막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단순히 운전면허를 내놓으라는 게 아니라 각종 인센티브와 병행되고 있다. 예를 들어 운전면허를 반납한 고령자들에게 대신 버스요금을 무료로 해주는 방안들이 가능할 것이다.

버스내부

누구나 늙으면 고령자가 된다. 지금은 실감나지 않을지 몰라도, 앞으로는 우리의 이야기가 되는 것이다. 사회 변화에 따라 서울시가 고령자 교통에 차근차근 대비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한우진 시민기자어린 시절부터 철도를 좋아했다는 한우진 시민기자. 자연스럽게 공공교통 전반에 관심을 두기 시작했고, 시민의 발이 되는 공공교통이야말로 나라 발전의 핵심 요소임을 깨달았다. 굵직한 이슈부터 깨알 같은 정보에 이르기까지 시민의 입장에서 교통 관련 소식을 꾸준히 전하고 있는 그는 교통 '업계'에서는 이미 꽤나 알려진 '교통평론가'로 통한다. 그동안 몰라서 이용하지 못한, 알면서도 어려웠던 교통정보가 있다면 그의 칼럼을 통해 편안하게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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