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년 서울로7017, 주민들의 생각이 바뀌었다

시민기자 김진흥

발행일 2019.05.23. 11:21

수정일 2019.05.23. 17:23

조회 13,031

‘서울로7017’이 개장 2주년을 맞이했다

‘서울로7017’이 개장 2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최초 고가 보행로인 ‘서울로7017’이 생긴 지 2년이 지났다. 서울시는 두 돌을 맞이한 서울로7017에 대해 서울 시민과 뜻깊은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5월 21일, 서울시는 서울로7017(장미마당~목련마당)과 만리동광장에서 서울로7017 개장 2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이날에는 ‘함께하는 이야기 쇼’와 ‘서울로 마켓’ 등 다양한 행사가 열렸는데 5개의 구역(이야기쇼, 통일 열차 평화존, 해먹존, 다빈치 브릿지 터널존, 아트 트레일러존)으로 나눠 진행됐다. 이야기쇼가 벌어진 만리동광장을 중심으로 메인 이벤트들이 열렸고 나머지는 서울로7017에서 이루어졌다.

서울로7017, 2년간 어떤 일들이 있었나
서울로7017은 박원순 서울시장의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핵심사업 중 하나다. 지난 2015년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를 전면 폐쇄하고 2년간 공사를 진행했다. 서울역 고가도로는 1970년 개통된 것으로 2013년 재난위험등급 최하점(D등급)을 받아 철거될 예정이었다. 여기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공원화 계획을 세웠고 네덜란드 건축가 위니마스를 설계자로 선정해 사람들 많이 지나다니는 산책로로 만들었다. 결국 2017년 5월 20일에 ‘서울로7017’이라는 이름으로 개통됐다. 고가도로에 꽃과 나무를 심고 벤치와 수변 공간 등을 조성한 공중공원인 미국 뉴욕시의 하이라인 파크를 벤치마킹했다.

서울로7017에서의 버스킹 공연 모습. 서울로에는 시민예술가들의 자율적인 공연이 가능한 ‘버스킹 프리존’이 있다

서울로7017에서의 버스킹 공연 모습. 서울로에는 시민예술가들의 자율적인 공연이 가능한 ‘버스킹 프리존’이 있다

서울로7017은 개장된 후 여러 축제들과 프로그램들이 벌어졌다. 퍼레이드(산타모자 대행진), 버스킹 릴레이 공연(버스킹 봄파티), 꽃 전시회 및 토크 콘서트(꽃은 어디로 갔을까), 걷기대회, 서울로 이야기 교실(해설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이루어졌다. 특히, 시민예술가들의 자율적인 공연을 위해 ‘버스킹 프리존’을 마련했다. 작년에는 총 275회 버스킹 공연이 진행돼 산책하는 서울 시민의 귀를 즐겁게 했다.

서울로7017에서 버스킹 공연을 몇 차례 진행한 밴드 ‘어디든 프로젝트’는 “서울로에서 처음 공연했을 때 반신반의했는데 여러 방문객들이 즐거워하고 반응이 좋아 신나게 한 경험이 있다”라면서 “버스킹하는 분들에게 매우 안전한 곳이다. 자기가 준비한 것들, 해보고 싶은 것들을 실험하고 도전하는 공간이다. 음악하는 분들에게 추천한다”라고 말했다.

전문 해설사와 함께 서울로7017과 그 주변을 걸을 수 있는 ‘서울로 이야기 교실’ 프로그램

전문 해설사와 함께 서울로7017과 그 주변을 걸을 수 있는 ‘서울로 이야기 교실’ 프로그램

서울로7017은 도심 속 정원의 면모를 갖추었다. 서울시는 전문 정원사를 고용해 여러 식물들이 잘 자랄 수 있도록 했다. 2019년 5월 현재, 서울로7017에는 50과 287종의 서울에서 생육 가능한 식물들이 자라고 있다.

서울로7017 식물들을 관리하는 정원사는 “서울로7017이 처음 생겼을 때 이곳에서 식물들을 키울 수 있겠냐고 반신반의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러나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서울로7017의 식물들이 문제없이 잘 자라고 여기를 지나는 사람들이 식물들을 보며 기분 좋은 반응들을 볼 때면 보람이 생긴다”라고 전했다.

그리고 주변 기업들과의 연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약 30개 기업 700여 명의 인원과 함께 환경정화 봉사활동 및 정원조성 등 연계활동을 벌이는 중이다. 특히, 올해는 클로란과 협약을 통해 ‘서울로7017 보타니 포 체인지 식물 정원’ 공모전 개최를 통해 서울로7017 퇴계로 교통섬 부지에 공모전 대상작인 ‘초속정원’을 조성했다. 또한, 서계동의 봉제공장, 염천교 주변 수제화 장인들과도 협업해 서울로7017에 팝업스토어를 개설하여 홍보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로 마켓을 통해 염천교 제화공장 수제화들이 판매 중이다

서울로 마켓을 통해 염천교 제화공장 수제화들이 판매 중이다

서울로7017 인근 골목길을 활용한 지역 활성화에도 박차를 올리는 중이다. 골목길과 연계한 정원센터 및 정원 박람회 개최와 함께 염천교 수제화 거리, 서소문 역사공원, 약현성당 등 서울로7017 주변 명소들로 발길을 옮기기 쉽도록 계단을 추가 설치하는 등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로 인해 서울로7017에는 2년간 총 1,670만 명이 찾았다. 매일 평균 2만 명이 꾸준히 이곳에 방문했다. 1월부터 4월까지 지난해와 올해를 비교했을 때 약 12만 명이 증가했다. 서울로7017 자체 설문 조사 결과, 방문객들의 만족도가 7점 만점 기준 2018년(5.49점)보다 2019년(5.74점)으로 높게 나타났다.

서울로7017에서 종종 산책한다는 한 시민은 “처음엔 굉장히 논란이 많았는데 생기고 나니 좋은 것 같다. 서울로 주변 동네 분위기가 꽤 삭막했는데 이 길이 생긴 후 아이들과 방문하고 뭔가 편안한 느낌이 든다.”라고 언급했다.

서울로7017에 대한 동네 주민들의 반응
서울로7017은 계획 당시부터 주변 동네 주민들의 반발이 매우 심했다. 이 프로젝트에 대한 가장 큰 우려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폐쇄하면 주변 지역의 교통대란이 더 심해질 것이라는 반응이었다. 또한 동네 주민들을 비롯한 여러 서울 시민이 고가도로 주변 상권들이 더 안 좋아질 것 등 몇몇 이유들을 내세워 우려를 표했다.

그렇다면 2년이 지난 지금, 동네 주민들은 서울로7017에 대해 어떤 생각들을 하고 있을까? 저녁부터 서울로7017 2주년 행사가 진행된 만리동 광장에는 서울로 주변 동네 주민들이 대거 찾아와 자리를 메웠다. 여기서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2주년 시민축제가 열린 만리동광장

2주년 시민축제가 열린 만리동광장

서계동에 거주하는 한 시민은 “이곳은 철도가 있어서 동네가 나뉜 느낌이었다. 더구나 차나 오토바이가 없으면 저 반대쪽 동네로 가기 어려웠다. 하지만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길이 생기면서 동네간 교류가 활발해지고 동네 분위기 자체가 생동감 있게 됐다. 그런 점에서 전보다 훨씬 좋아졌다”라고 말했다.

회현동에서 일한다는 한 시민은 “일 끝나거나 여유가 있을 때 서울로7017에서 산책하곤 한다. 전에는 거의 사람 없이 차밖에 없었던 곳이 산책로가 형성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차 소리밖에 없었던 곳이 사람 소리로 넘쳐나 더 좋은 것 같다”라고 웃으며 밝혔다.

관객석을 꽉 메운 서울 시민들

관객석을 꽉 메운 서울 시민들

저녁 7시부터는 메인 행사인 토크 콘서트가 진행됐다. 시민들이 직접 나누는 이야기, 초청 연사(정석 교수, 마크 테토)들이 전하는 서울로7017, 박원순 서울 시장과 패널들이 전하는 토크쇼 등이 열렸다.

그런데 예정에 없었던 일이 생겼다. 서울로7017 주변 동네 사람들이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깜짝 선물을 한 것이었다. 꽃다발과 함께 편지까지 동봉해 전달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그 자리에서 바로 편지를 읽었다. 서계동 주민 강미영 씨는 편지를 통해 “악취가 풍기던 쓰레기장이 만리동 광장으로 거듭나고, 길을 건너지 않고 한 번에 중림동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되고, 수목들의 사계를 바라보는 일 모두 감동이었다”면서 “일상에서 서울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었다고” 감사의 뜻을 전했다.

시민들과 토크쇼를 이어가는 박원순 시장(좌), 무대에 오른 당시 범시민 반대위원장(우)

시민들과 토크쇼를 이어가는 박원순 시장(좌), 무대에 오른 당시 범시민 반대위원장(우)

행사 중 깜짝 놀랄 일이 또 벌어졌다. 토크쇼를 진행하는 중, 서울로7017 계획 당시 범시민 반대위원장으로 맹렬히 반대했던 시민이 박원순 서울시장 소개로 무대에 올랐다. 그 시민은 “처음에 교통문제가 매우 심각할 것으로 예상돼 우려스러웠다. 개통된 후 상상외로 교통이 더 원활했고 정서적으로 더 좋아졌고 도시재생사업 효과에 대해 잘 알아가고 있다. 시장님과 여러 관계자들에게 감사드린다”라고 언급했다.

주민들의 달라지는 반응에 서울시 관계자들은 서울로7017의 진정한 의미와 함께 더 나은 길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기념행사에 함께한 시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 “서울로7017은 시민이 함께 만들고 채우는 곳이다. 시민의 발걸음이 쌓일수록 사연이 만들어지고 기억들이 축적되면서 서울로가 시민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가고 추억도 남을 것이다. 서울로가 더욱 아름답고 멋진 길이 될 수 있도록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라고 전했다.

만화 작가 사포의 '이야기 드로잉 쇼'. 시민들의 모습을 대형그림으로 그려주고 있다

만화 작가 사포의 '이야기 드로잉 쇼'. 시민들의 모습을 대형그림으로 그려주고 있다

서울로7017 개장 2주년 행사는 토크 콘서트 이외에도 여러 행사들이 열렸다. 덕담이 들어 있는 쿠키를 먹으며 방명록을 적는 ‘덕담을 먹고 가세요’, 오래된 쌀집 자전거에 연결된 이동식 식당인 ‘자전거 식당 : 서울로 식탁’, 만화 작가 ‘사포’가 대형 캔버스에 시민의 얼굴을 그리는 ‘이야기 드로잉 쇼’, 자전거 회전목마인 ‘움직이는 자전거 놀이터’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들이 만리동 광장에서 진행됐다.

서울로7017에서는 ‘서울로 마켓’이 열렸다. 40여 개 부스에서 소규모 상인들과 예술인들이 다양한 품목들을 판매했다. 최초의 수제화거리인 염천교 제화공장의 수제화부터 액세서리, 가죽용품, 양말, 의류 등 다채로운 물건들이 진열됐다. 곳곳에서는 버스킹 공연과 캐리커쳐 이벤트가 진행돼 시민의 눈길을 끌었다. 이는 10월 말까지 정기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로7017 개장 2주년 행사는 5월 26일에도 진행된다. 당초 19일에 열릴 예정이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마켓’이 우천으로 인해 연기됐기 때문이다. 오후 2시부터 7시까지 열리는 마켓은 21일에 오픈했던 서울로 마켓과는 다른 콘셉트다. 시민판매자 70팀(일반사전모집 55팀, 지역주민 15팀)이 라는 주제로 마켓 행사를 개최한다. 행사 중에는 버스킹 공연이 진행되어 축제 분위기를 끌어 올릴 예정이고 스탬프 투어 이벤트도 가질 계획이다.

그리고 서울로 윤슬공연장에서 6월 9일까지 2019 윤슬 문화축제 서울로 ‘품바야 놀자’가 진행 중이다. 품바, 마술, 전통무용, 비보이 스트릿 댄싱, 인디오밴드 등 다채로운 공연들이 벌어진다. 매주 금, 토, 일 오후 2시부터 8시까지 벌어진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로7017 누리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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