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못 가봤다면 지금 Go! 서울로 2주년 축제

시민기자 이선미, 전은미

발행일 2019.05.22. 16:00

수정일 2019.05.22. 17:56

조회 4,928

서울로7017에 멋진 햇빛가림막이 드리워져 있다.

서울로7017에 멋진 햇빛가림막이 드리워져 있다.

개장 2주년을 맞은 ‘서울로7017’을 찾았다. 목련마당에서 장미마당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제품을 파는 가게들이 오가는 시민들의 발길을 붙들고, 이젠 제법 무성해진 나무들이 그늘도 드리워주었다.

서울로의 피아노는 이미 명물이다. 이날도 여러 피아노에서 시민들의 즉흥연주가 이어졌다.

서울로의 피아노는 이미 명물이다. 이날도 여러 피아노에서 시민들의 즉흥연주가 이어졌다.

‘서울로 7017 개장 2주년 시민축제-서울로 이야기’가 열리는 만리동 광장에는 아이와 어르신들까지 즐거운 흥분이 느껴졌다. 서울로에서 몇 차례 버스킹 공연을 했다는 ‘어디든 프로젝트 ’밴드가 신나는 무대로 축제의 문을 열었다.

‘어디든 프로젝트’의 무대로 서울로 개장 2주년 시민축제 ‘서울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어디든 프로젝트’의 무대로 서울로 개장 2주년 시민축제 ‘서울로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서울로 버스커즈 ‘어디든 프로젝트’의 무대

서울로 버스커즈 ‘어디든 프로젝트’의 무대

서울로이야기 공모전 수상자들의 무대가 이어졌다. 불편한 걸음으로 무대에 오른 이대원 씨가 서른한 살에 발병한 뇌암으로 전신마비를 겪은 후 5등급 장애판정을 받고 서울문화역사에서 바리스타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조근조근 들려주었다.

김범준 씨의 경우는 폐기될 위기에 있다가 재생된 서울로를 우연히 걸으며 마치 좌절하고 상심하던 자신의 거울 같았다고 말했다. 서울로가 시민들의 삶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사례였다. 길이 제대로 ‘길’이 되어준 것이다.

서울로이야기 공모전 수상 시민의 이야기

서울로이야기 공모전 수상 시민의 이야기

초청연사로 무대에 오른 서울시립대 정석 교수는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갔을 때 도심을 흐르는 네리스 강변에서 시민들이 오후를 즐기고 그 위로 에드벌룬이 떠다니는 풍경을 보며  “도시설계나 개발이란 시민들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일”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무엇보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도시의 보행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밝혔다. 결국 사람이 우선인, 시민이 만들어가는 도시가 핵심이었다.

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손글씨 부적을 만들어주는 ‘손글씨 고민상담소’ 코너

시민들의 고민을 들어주고 손글씨 부적을 만들어주는 ‘손글씨 고민상담소’ 코너

만리동 광장은 즐거운 축제였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이야기 드로잉 쇼’에 줄이 이어졌다.

만리동 광장은 즐거운 축제였다.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이야기 드로잉 쇼’에 줄이 이어졌다.

깜짝 이벤트도 있었다. 서울로의 변화를 누구보다 가까이서 느꼈던 주민들이 감사의 편지를 전했다. 편지에서 인근 주민들은 “서울로가 생기기 전 걱정이 컸는데, 이제는 서울로가 생활의 선물이 되었다”고 말했다.

이어진 토크콘서트에는 서울로7017 로고를 디자인한 오준식 씨와 식물정원공모 당선자 임다섭 씨, 서울역일대도시재생지원센터에서 근무하는 김애니 씨 등과 박원순 서울시장이 서울로7017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는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시민들과 이야기 나누는 토크콘서트가 이어졌다.

박 시장은 “주민들의 반대도 있었지만 서울로7017은 지역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소통하면서 지역이 변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대학과 봉제 장인들의 협업을 유도하고 그렇게 생산된 제품들을 시민들에게 판매할 수 있는 장을 상설화 하겠다”고도 밝혔다. 또한 중림동과 회현 등 일곱 개의 골목길을 서울로로 연결할 계획도 공개했다. 가능한 보행자의 길이 더 확대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서울로 로고를 디자인한 오준식 디자이너는 “서울로7017은 장소가 아닌 길인데, 자꾸 방문객 숫자가 언급되는 게 특정 공간으로 한정하는 것 같아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시장은 “서울로7017은 사람이 걸어다니는 보행길이자 공중수목원”이라고도 했다. 과연 서울로는 공원이라고 해야 할까 길이라고 해야 할까.

비정상회담 패널로 알려진 마크 테토는 한옥을 특히 좋아하는 외국인이다.

비정상회담 패널로 알려진 마크 테토는 한옥을 특히 좋아하는 외국인이다.

비정상회담 패널로 잘 알려진 마크 테토의 서울도 다르지 않았다. “숫자로 된 길에서 이루어지는 뉴욕에서의 삶과 달리 서울은 이름도 없는 작은 골목들을 오가며 살아가는 도시다. 서울은 더할 나위 없이 걷기에 좋은 도시”라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이날 많은 사람들에게서 서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좋았다. 길에 대한 얘기, 걷는 길과 살아가면서 접어들게 되는 길에 대한 얘기들로 봄밤이 깊었다.

가족, 연인들과 함께 참여해 뱅글뱅글 돌면서 자전거를 타는 ‘움직이는 자전거 놀이터’

가족, 연인들과 함께 참여해 뱅글뱅글 돌면서 자전거를 타는 ‘움직이는 자전거 놀이터’

이야기쇼 외에도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열렸다. 덕담이 들어 있는 쿠키를 받고 방명록을 적을 수 있는 ‘덕담을 먹고 가세요’, 오래된 쌀집 자전거를 활용한 ‘자전거 식당 : 서울로 식탁’, 만화 작가 ‘사포’가 얼굴을 그려주는 ‘이야기 드로잉 쇼’, 자전거 회전목마인 ‘움직이는 자전거 놀이터’ 등 여러 체험 프로그램들이 만리동 광장에서 진행됐다.

오래된 쌀집 자전거를 이동식 간이식당으로 꾸민 ‘서울로 식탁’

오래된 쌀집 자전거를 이동식 간이식당으로 꾸민 ‘서울로 식탁’

덕담을 적어주면 덕담 포츈쿠키로 바꿔주는 ‘덕담을 먹고가세요’ 코너

덕담을 적어주면 덕담 포츈쿠키로 바꿔주는 ‘덕담을 먹고가세요’ 코너

서울은 급속히 성장하면서 많은 문제를 내포한 상태로 거대해졌다. 이제 한걸음씩 사람이 사는 도시로 재생되는 시작점에 서울로 7017이 있다. 개장 2주년을 축하하며 앞날을 위해 큰 박수를 보낸다.

서울로7017 개장 2주년 기념 시민축제 서울로 이야기’. 당초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마켓’은 우천으로 연기돼 5월 26일에 열린다

서울로7017 개장 2주년 기념 시민축제 서울로 이야기’. 당초 19일 열릴 예정이었던 ‘재미있는 이야기 마켓’은 우천으로 연기돼 5월 26일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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